영·불·러 3국 동맹과 독·오·이 3국 동맹 대립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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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유럽 국제정세의 변화

19세기 후반, 유럽은 제국주의 열강들 간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영국은 산업혁명을 주도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고, 프랑스는 제2제정 하에서 식민제국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독일은 프로이센 중심으로 통일을 이루고 빠른 산업화를 통해 새로운 강국으로 부상했죠. 이들 열강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식민지를 놓고 각축을 벌였습니다.

이 시기 가장 큰 사건은 1870-71년 보불전쟁입니다. 프로이센이 프랑스를 꺾고 독일제국을 선포하면서 유럽의 세력판도는 크게 요동쳤습니다. 프랑스는 알자스-로렌 지방을 빼앗기는 치욕을 겪었고, 이를 계기로 프랑스와 독일의 관계는 더욱 악화일로를 걸었죠.

1870년대 중반부터 유럽 각국은 상대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동맹 체결에 나섰습니다. 자국의 안보와 세력 확장을 위해 전략적 제휴가 불가피해진 것이죠. 비스마르크로 대표되는 독일의 실리외교는 이 무렵 절정에 달했고, 동맹 체제를 주도했습니다. 영국은 '광휘 고립'의 기조 속에 유럽 대륙 문제에서 거리를 두려 했지만, 점차 고립의 한계를 느끼며 세력 간 제휴를 모색하게 됩니다.

독·오·이 3국 동맹의 형성

독일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이탈리아 사이에 맺어진 삼국동맹(드라이카이저분트)이 1882년 성립했습니다. 독일은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를 끌어안음으로써 프랑스를 효과적으로 고립시키고, 러시아의 남하를 견제하려 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의 지원을 등에 업고 발칸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고자 했고, 이탈리아는 프랑스와의 식민지 경쟁에서 독일의 지지를 얻고자 했죠. 비스마르크는 이른바 '유럽의 균형자' 역할을 자처하며 이 동맹을 교묘히 활용했습니다.

삼국동맹은 매 5년마다 갱신되었고,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까지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동맹국들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얻지 못했고, 오히려 오스트리아와는 발칸반도를 두고 이해관계가 충돌했죠. 이 때문에 제1차 대전에서 이탈리아는 삼국동맹의 결속에서 이탈해 협상국 진영에 가담하게 됩니다.

러·프 동맹과 삼국 협상의 등장

1890년, 빌헬름 2세가 즉위하며 비스마르크는 실각하고 독일은 보다 공격적인 팽창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1892년, 프랑스와 러시아는 러불동맹을 체결했습니다. 프랑스로서는 동방에서 독일을 견제할 세력이 필요했고, 러시아로서는 극동에서 일본을 상대하기 위해 서방의 지원이 절실했죠.

한편 영국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에서 러시아, 프랑스와 점점 더 대립각을 세워갔습니다. 그러나 파쇼다 사건(1898) 등을 거치며 프랑스와의 화해를 모색하게 되었고, 독일의 해군 증강에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죠. 결국 1904년 영불협상을 통해 양국은 식민지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여기에 1905년 영국이 러시아와 영러협약을 체결하고, 1907년 러시아와 일본이 타협함으로써 영국, 프랑스, 러시아 간 삼국협상이 성립되었습니다. 이로써 유럽은 '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이탈리아' 대 **'영국·프랑스·러시아'**의 양대 진영으로 갈라서게 되었죠.

두 동맹 체제의 대립과 전쟁 위기의 고조

독일은 삼국동맹을 토대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긴밀한 군사협력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합병(1908) 등 발칸에서의 팽창을 지지하며 영향력을 행사했죠. 반면 영국과 러시아는 오스만제국의 영토보전을 주창하며 발칸에서 세력 확대를 꾀했습니다.

또한 독일은 세계정책을 내세우며 해군력을 대폭 증강했고, 이는 해양패권을 누리던 영국을 자극했습니다. 독일은 바그다드 철도 부설권을 따내는 등 중동에서도 영국과 이해관계가 충돌했죠. 영국은 독일 봉쇄를 위해 프랑스, 러시아와의 유대를 강화했습니다.

두 진영 사이의 갈등은 모로코 사건(1905, 1911)과 보스니아 사건(1908) 등을 통해 점점 증폭되었습니다. 특히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 암살 사건(1914)은 양 진영을 전면전의 길로 내몰았죠.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편들고, 러시아가 세르비아를 지원하면서 국지전争은 순식간에 세계대전으로 확산되고 말았습니다.

교훈과 현재적 의미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형성된 양대 동맹 체제는 제국주의 열강들의 팽창과 대결 구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산업화와 자본의 논리에 따른 식민지 쟁탈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면서, 열강들은 동맹 체결을 통해 세력균형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바로 그 동맹 체제가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습니다. 동맹에 얽매인 각국은 상대 진영에 대한 적대감을 키웠고, 전쟁이 불가피한 것처럼 인식했죠. 동맹에 대한 맹목적 충실성이 되레 파국을 촉발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 제국주의 열강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됩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상호이해와 협력을 통해 갈등을 예방하고, 공동의 번영을 추구해야 합니다. 동맹도 평화 유지와 세력균형의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국가 간의 교류와 소통, 협력만이 상호 불신과 대결 구도를 해소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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