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건축물 잔궁과 원명원에 담긴 원예문화

반응형

1

청나라 황실의 피서지, 잔궁

잔궁(瀋宮)은 청나라 황실의 피서지로 1703년 건설되었습니다. 잔궁은 청나라의 수도였던 베이징 서쪽 교외에 위치한 대규모 정원으로, 황제와 왕족들이 여름철 더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하던 곳이었습니다.

잔궁은 넓은 면적에 자연과 건축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만수산과 쿤밍호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잔궁을 감싸고 있는데, 만수산은 황제의 장수를, 쿤밍호는 천하태평을 기원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잔궁 내에는 정자, 廊橋, 각종 전각 등 수많은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으며, 정원마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 화단, 연못 등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황제의 처소인 죽서옥(竹西屋), 연못에 세워진 건물인 마곡란사(玛瑙兰舍) 등이 특히 유명합니다. 화려한 건축물과 정교한 조경 기법이 어우러져 잔궁만의 동양적이면서도 웅장한 미학을 창조해냈습니다.

잔궁은 황실의 피서지이자 접견과 연회의 장소로도 활용되었습니다. 황제는 신하들과 함께 잔궁에서 시문을 짓고 술을 마시며 여유를 즐겼고, 외국 사신들을 초청해 연회를 베풀기도 했습니다. 잔궁은 청나라 황실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예예술의 정점, 원명원

원명원(圆明园)은 청나라 황실의 이궁원으로 18세기 중엽 건설되었습니다. 베이징 서북쪽 해정구에 위치한 원명원은 바로크식 정원과 중국 전통 정원이 결합된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당시 유럽 선교사 주세페 카스틸리오네의 설계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원명원은 중국식 정원과 서양식 정원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40여개의 景區로 구성된 원명원에는 만수각, 장춘원 등 전통 중국식 건축물과 함께 서양식 분수, 대리석상, 태양신전 등 유럽풍의 조경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원명원에는 정교하게 다듬어진 수목과 꽃, 나무로 이루어진 웅장한 정원들이 있었는데, 황제가 직접 꽃과 과일나무를 심고 나비와 벌을 방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원명원의 정원들은 중국 전통 원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면서도 서양식 조경 기법과 조화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동서양 문화 교류의 상징으로도 평가됩니다.

그러나 1860년 아편전쟁 당시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대부분의 건축물이 불타고 귀중품들이 약탈당하는 수난을 겪었습니다. 현재 만수각 등 일부 건축물만이 복원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원명원은 중국 정원 문화의 최고봉이자 동서 문화 교류의 상징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서태후의 정원, 이화원

이화원(颐和园)은 청나라 말기 서태후가 조성한 황실 園林입니다. 원명원이 파괴된 이후 서태후는 잔궁 북쪽에 자리잡은 이화원을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로 증축, 개건했습니다.

이화원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만수산 정상에 우뚝 솟은 불일정(佛一亭)과 앞에 펼쳐진 쿤밍호입니다. 쿤밍호는 중국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인공호수로 꼽히는데, 호수 가운데에는 건청궁, 배다리 등의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호수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 경관은 중국 최고의 명승지로 손꼽힙니다.

또한 이화원에는 조약돌과 꽃, 별칭 등으로 꾸며진 수십 개의 크고 작은 정원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화원 동쪽의 녹야원(绿野园)은 서태후가 직접 야생화, 과일나무, 채소 등을 가꾼 사적인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서태후는 이곳에서 자신이 기른 과일과 채소로 연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화원은 중국 전통 원림의 요소와 더불어 서양식 건축 양식이 더해져 있는데, 대리석 난간, 조각상, 서양식 噴水 등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아편전쟁 이후 황실의 권위가 실추되고 서구 문물의 영향력이 커진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1998년 이화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오늘날 이화원은 웅장한 자연경관과 화려한 건축물, 전통과 이국적 요소가 어우러진 청나라 황실 정원 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세계적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청나라 황실 원예 문화의 특징과 의의

잔궁, 원명원, 이화원 등 청 황실의 대표적인 이궁원들은 당시 황실의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공간이었습니다. 동시에 황제와 황족들의 휴식처이자 연회와 접견의 장소로 활용되었죠.

청 황실 정원들은 중국의 전통 원림 양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서양의 건축 및 조경 요소를 적극 수용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세페 카스틸리오네 등 서양인 예술가들이 설계에 참여한 것도 특기할 만한 사실입니다. 전통과 이국적인 것의 조화,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 청 황실 정원의 독특한 면모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황실 정원에는 황제와 황족들이 직접 꽃과 채소를 가꾸고 나비를 방사하는 등 자연을 몸소 즐기는 원예 문화가 발달해 있었습니다. 화려한 궁궐 내에서 정원을 가꾸는 행위는 자연을 사랑하고 절기를 즐기는 문인적 풍류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 황실의 원림 건축과 원예술은 중국 정원 문화의 최고 성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의 조화, 동서 문화의 융합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죠. 아쉽게도 아편전쟁으로 인해 많은 유산들이 파괴되었지만, 복원된 이궁원들을 통해 그 찬란했던 미학의 정수를 오늘날에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 고대 문서 이야기

유튜브 프리미엄 월 1만원 할인받고 월 4000원에 이용하는 방법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